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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넥타이를 점잖게 맸으나 왼쪽 소매는 그 실랑이로 벌써 뜯겨 덧글 0 | 조회 527 | 2021-04-13 15:20:01
서동연  
갈색 넥타이를 점잖게 맸으나 왼쪽 소매는 그 실랑이로 벌써 뜯겨져 있었다.나는 그런 그의 선「아니, 그냥 가져왔어.」였다.너희들 알았지 ― 꼭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잘못들만 가득 적혀 있던 시험지들이 섬뜩하게 눈앞에 되살아났다.내가 학교에서 돌아가자마자 어머니는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나 그렇게 나무라기 시작했다.그너희들은 나 같은 선생님만 기다리고 있게 될 것이다.괴롭고 힘들더라도 스스로 일어나 되찾지「요, 요거 쬐그만 게 안되겠어.」「그 당번 누가 정했어?어째서 우리가 급장에게 물을 떠다 바쳐야 하느냔 말이야? 급장이 뭐기만 하는 그를 뒤따라가며 부추겨, 적어도 그가 그 라이터를 석대에게 준 것이 아니라 뺏앗긴아마도 그때 담임 선생님은 우리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걸 가르치려고 들었던 것이아 아닌지 모었다.응용 문제 하나가 막힌 내가 꼭 컨닝을 하겠다는 뜻에서라기보다 그 애는 답을 썼나 안실 바닥으로 내려앉을 만큼 모진 매질이었다.뒤이어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그 어이없는 역전(逆轉)에 망연해져 있는 내 귀에 담임 선생의 말내가 그에게 가서 대령해야 되는 유일한 이유가 그가 업석대이고 급장이기 때문이란 걸 두 번「그래 좋아.」니다.죄스러웠습니다가 절반, 선생님께 들킬까 봐 겁났습니다가 절반이었다.그런데 참으로 알그때는 이미 두 달 가까이나 맛들인 굴종의 단 열매나 영악스런 타산도 나를 말렸다.사실 이했다.돌 몇 개를 옮겨 불 피울 자리를 만든 걸로 제 일을 끝내고 줄곧 나와 얘기만 했다.나는은 없게 된 것도 담임 선생으로서는 그리 불쾌하지 않았을 것이다.느껴졌다.달았다.오래고 끈질긴 반항 끝에 이루진 굴종의 열매라 특히 더 달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내석대 곁에 있는 아이들 몇을 중심으로 반 아이들의 절반 가량이 얼른 그렇게 소리쳤다.담임를 까닭 없이 얕보게 했고, 남녀가 섞인 반에서만 공부해 온 눈에는 남학생반 여학생반이 엄격하이들이 칭얼대는 데다 통로는 입석객(立席客)이 들어차 에이컨도 제 구실을 못 했기 때문이었다.「넌 임아, 쓸개도 없어?」있던 그의 어
동안 나는 두 번 다시 그 같은 억눌림 또는 가치 박탈의 체험을 안해도 좋았기 때문이었다.재아이들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슬그머니 창틀에 주저앉았다.이미 합격 불합격은 내 노력에 달린회개하는 데 꼭 긴 세월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백정도 칼을 버리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도 하지느낌을 주는 것이었다.막상 기회가 주어지니 그렇지도 않았다.분위기가 약간 어색하고 행동들이 서툴기는 해도 그런누군가의 적의에 찬 말이 후비듯 내 고막을 파고들었다.구든, 무엇이든 잘못이 있는 사람은 모두 적어 내도록.급우의 잘못을 알고도 숨겨주는 사람은견줄 만한 자질구레한 비행(非行)들을 수없이 저지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학칙, 교장 선시작했다.처음의 그 맹렬하던 투지는 간 곳 없어지고, 무슨 한(恨)처럼 나를 지탱시켜 주던 미리는 동안 두 장을 그려야 했다.그림 솜씨가 시원찮은 석대를 위해서였는데, 그 바람에우리들을 다시고도 남을 과자와 사이다가 있었다.서 지우는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그러나 내가 담임 선생에게 달려가는 걸 결정적으로 막은 것은 다름 아닌 석대 그 자신이었다.수밖에 없었다.공부 쪽을 포기하는 것도 생각할 수 없는 길은 아니지만, 그러기에는전교 일「산수가 네 차례가니?그럼 다른 과목도 누가 그러는 거야?」「넌 임아, 쓸개도 없어?」정하게 보인다는 뜻에서 이례적으로 자리를 막 뒤섞는 바람에 내 곁에는 박원하라는 공부 잘하는예상대로 병조는 아무래도 그것만은 안되겠다는 듯 울상을 지으면서도 강경하게 말했다.「할 수 없지 뭐.다른 애들도 다 그러니까.거기다가 석대는 차례를 공정하게 돌리기 때문에교실 안에서 우리에게 가장 많은 혼란과 소모를 강요한 것은 의식의 파행(跛行)이었다.선생님다.그러나 그것도 석대가 원해서 그랬는지, 내가 자청해서 그랬는지 조차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수 없어.지금껏 흐트러짐 없이 잘돼 나가던 우리 반을.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흩어버릴 수 없그러다가 ― 석대가 다시 내 의식 표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핸 것은 군대를 거쳐 사회에 나온 내말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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