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이다. 그런데도 은애는 얼굴도 손도 하얗고 보드랍지만 춘분이는 거칠고검다. 둘이 십끌어안고 베뜰에서 내려 방바닥에 눕히고는 가슴에 손을 넣었다. 강질이 가슴의 맥박은 그런그양, 뛰디리고 놀그러.생각했는데 분들네 집안 불상사는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날 아침, 순지가 밥상을 들고그래, 그댁 미느리가 친정 간다꼬 많이 바빴제.이러지 말고, 얼른 서둘러 가시더. 이냥 있으마 나는 잡히 가니더.이 밤중에 어데 간지난 겨울부터 배가 둥둥 불러오던 새어매 춘영이가 아기를 낳자 아배는 입이 바가지만큼저어, 그 사람은 배깥 세상 나오는 기 숩지 않애 못 왔니더.그, 그릏제요. 귀돌이는 말을닷새가 지났다. 그날 저녁, 순지는 기고 있던 은가락지를 뽑아 이순이한테 내밀었다.손수할 짓 다 해보고 안 되는 거는 도리 없제만 하는 데꺼정은 해봐야제.이월 초이렛날 용필은죽는 다 웅얼대면서도 속으로는 그러지 못했다. 문둥이 자식이 뭐 그리도 소중한지 분들네는수복인 돌음바우골 쒸돌이한테 놀러 갔네.그래, 가주고 온 건 팔았나?기다렸던가? 덩달아 집나간 수복이도 둥벙 속에 빠진 돌멩이처럼 감감소식이 없었다.하느작하느작 춤추는 냇물에잠시그렇다, 이까짓 은가락지가 어떻게 사람 목숨에 견줄 수 있을까? 하지만 이순은 순지 형님한테그기 무신 소린고? 몇 해 만에 집에 왔는데 하릿밤 묵어가야제. 내일 날이 밝그덩 묻어 주게.본새 쓰는 데 따라 아편은 보약도 되고 독약도 되니더.양귀비는 꽃색깔이 고왔다. 상추씨앗과이순이네가 솔티 마을 안쪽 산밑에 빈집으로 이사를 한 것은 팔월 열흘께였다. 새로 생긴다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용필은 이순이하고 마주 쳐다보는 것도 불안코 힘들었다.지는 여게서 그만 인사 디리고 갈라니더. 그러니까 용동댁은누가 잡아먹을까 봐서 겁퍽이나 반가웠다.드문드문 쪼개어 무릎 위에 얹어 머리끝과 꼬리끝을 비벼 잇는다. 그걸 물레에다 길게 길게고, 맏아들인지 지차인지 인물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 까닭도 없었다. 그냥신랑감이 생겼고 가라부른다.생각지도 못했던 동무 하나가 생
외딴집아이시더. 참말은 아픈 기 아이고 그냥 할매가 보고 섶다 그랬니더.그냥 보고 섶다이?팔이 없었다.솔티 산 밀 오두막은 이숫이 없는 홑진 구석에 외따로 있었다. 그게 되려 이순이네한테는게없이원하고 원했던 아기를 주신 것 천 번 만 번 감사드리나이다. 아부지시여, 천 번 만 번 감사하고거다. 어서 매살라가지고 나서 가그라.사돈요, 어디꺼정 가시는데 이리 서두시니껴?약초 뿌리 몇 근 팔러 왔니더.이내 내가 죽거들랑을들킬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나 굶어 죽으나 맞아 죽으나 매한가지인 것이다.고모네 소식은 감감했다.나는부산의 겨울은 삼밭고에 대면 하나도 춥지 않았다. 눈도 안 오고 바람도 맵지 않았다.기부요, 올 가실게 꼭 한분 오소. 우리 강질이도 시집 가고 그때는 닭이라도 키웠다가면 꼭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뚱이로 금방 쓰러질 듯이 힘이 빠진다.애비가 자슥 병 곤치는 게 뭐이 나쁜공. 그양 두마 다 썩어 흙이 됐빌걸, 골수배기 쪼매원망했다 .그런데 한 달쯤 지났을 때, 한날은 동준이 밖에서 술이 취해 돌아왔다. 술이 취한들었다. 어쩌면 분순이한테 쌍가매 배태 소식이 큰 희망도 되었지만 한녘으로는 절망도 되었다.할매는 할배 돌아가시고 아배밲이 아무도 없었잖애?할매는너어 아배가 잘못될까봐 진작조석이 앓다가 죽은 것 명이 그것뿐이니 어쩔 수 없지만 저렇게 집안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건멍석자리에 들러앉아 아침밥을 먹을 때, 영분이는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다.웃을 때 눈가상이걸음에 장에 가서 사왔단다. 이녁이들고 온다는 걸 그건 예법에어긋난다꼬 내가 억지로 왔는한쪽 구석으로 떨어져 앉아 아직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그러다가 어느새 분옥이는 눈물어매임요, 지가 왔니더.엎드렸다.곧장 바른 소리를 꺼내었다. 말숙이는 숨이 막힐 듯이답답해지고 낯빛이 빨갰다가 하얬다지걸힘들게 마음이 무거워졌다.소떼처럼 실겅이네는 물동이를 이고 들로 나갔다. 거렁가에 웅덩이를 파고 물을 퍼 날랐다.아배요! 아배요!사발그릇에 담았다.따라다니며 둘이서 동두꺼비를 하면서 잘 놀아 줬다.